얼마 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을 보러 갔다가 미술관 미술서방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이다.
열화당에서 지난 2019년 번역 출간된 ‘앙리 카르티에 브레송과의 대화 1951-1998’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프랑스 사진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대화집이다.
나는 사진 찍고 찍히는 걸 좋아하지만, 사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어. 그래도 2014년 파리에 갔을 때 헬무트 뉴턴의 무거운 사진집을 사온 걸 보면 나름대로 관심은 계속 있었던 모양이다.
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. 단지 「찍는다」라고 하는 행동에 주목해 보면, 현대의 기술 발전에 의해서 촬영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흔들림 보정, 색의 조정 등 기본적인 것을 갖추어 주기 때문에, 정말로 찍기만 하면 된다.
그래서 일반적인 사진작가가 찍는 사진작품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일반인과 다른 의도와 구도, 특히 당시 사진을 찍을 때의 다큐멘터리적인 이야기를 기대하게 된 것 같다.
그래서인지 전시회를 보러 가도 캡션이 짧거나 의도 파악이 어려운 사진 전시에 별 관심이 없었다.
(사실 지금도 그런 편이다)
그런데 재작년 책을 읽다가 우연히 알게 된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의 사진은 흑백사진임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사진을 보며 그 감정에 계속 빠져 있었던 것 같다.
그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알지 못하고 사진만 추종한 지 12년이 될 때 그의 머릿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이 책이 너무 보고 싶었다.
앙리 카르티에 브레송(Henri Cartier Bresson, 1908년 8월 22일~2004년 8월 3일)은 프랑스 출신의 사진작가이자 캔디드 포토그래피, 35mm 필름 전문가이자 거리 포토의 선구자이다.
1947년 매그넘(Magnum)을 공동 창립해 사진분야는 물론 예술분야 전체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.
그가 현대 사진계에 큰 획을 그을 수 있었던 것은 정해진 틀이나 규칙, 편견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철학을 고수한 데 있다.
이런 철학에 그의 개인적 성격까지 더해 작품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덧붙이거나 자신의 사진철학을 동료 전문가나 대중을 설득하려는 시도는 전혀 없었다.
책에서도 그의 대화를 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단번에 알 수 있었고, 이 책을 통해 나는 더욱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팬이 될 수 있었다.
사진에 대한 이론도 잘 몰라 들어가 보니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고 프루스트 마티즈 자코메티 등 내가 아는 인물 외에 다른 인물들도 낯설 때가 많아 힘들었다.
그러나 사진을 바라보는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의 시선 자체가 삶을 바라보는 것과 동일했기에 읽는 데 거부감은 전혀 없었다.
책을 다 읽으니 책에 인덱스가 가득 붙어 있었다.
원래 책을 싸서 읽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책 자체가 좀 가벼운 페이퍼백 느낌이 들어 아쉬워 책을 비닐에 포장해 읽었다.
우리 아기의 것이나 우유에 최근 책이 눈에 띄게 더러워지곤 했다.
각기 다른 인터뷰어들이 진행하는 만큼 질문이 여러 번 겹칠 수 있다.
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을 설명하는 대표적 문구인 ‘결정적 순간(Decisive moment)’의 의미에 대한 질문 같은 경우가 그렇다.
결정적 순간(the Decisive Moment) 표지
쉴라 터너 시드: 그 단행본(도망가는 이미지)의 미국판인 결정적 순간(the Decisive Moment)의 정확한 의미는 뭐죠?
앙리 카르티에 브레송: 제목이 궁금하세요? 저와는 상관없는 일입니다!
제가 렛츠 추기경(Cardinal de Retz) 회고록을 읽다가 이런 장면을 만났습니다.
“이 세상에 결정적 순간이 아닌 것은 없다” 그리고 이 구절을 프랑스판 제목으로 인용했거든요. 우리가 미국판 제목을 고를 때 한쪽 종이는 커버할 수 있는 그런 제목이 제시됐어요. 그러다가 갑자기 딕 사이먼이 말했어요. ” ‘결정적 순간’은 어떨까요?”제목은 그렇게 정해졌습니다.
제가 본의 아니게 표절을 하게 된 셈입니다.
p . 75
이 책을 읽으면서 또 뛰어난 작품과 작가를 만났는데 바로 마틴 문까치(Martin Munccsi)다.
사실 패션 포토그래퍼로 더 유명해진 그였지만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그의 내면에 무언가에 불을 질렀다는 그 작품을 보고 싶어 찾아봤다.
패션 포토그래퍼 마틴 문까치인데 이 작품을 찾아보면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여러 차례 언급되면서 더 유명해지고 주목을 받은 것 같다.
그의 패션 사진도 ‘Three Boys at Lake Tanganyika’처럼 움직임이 강렬하게 느껴지는 작품이 많다.
Three Boys at Lake Tanganyika From Wikipedia , the free encyclopedia This article needs additional citations for verification . Please help improve this article by adding citations to reliable sources . Unsourced material may be challenged and removed . Find sources : ” Three Boys at Lake Tanganyika ” – … en.wikipedia.org
Three Boys at Lake Tangan yika — Martin Munkácsi
브레슨은 사진 찍는 순간을 즐겼다.
그리고 그는 인생의 순간순간도 사진 찍는 것처럼 즐기려고 노력했다.
그의 사진에 대한 열정과 철학, 그리고 그 너머 인간의 생활 전반에 대한 따뜻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거리를 유지함으로써 냉철함을 유지하려는 모습이 무척 매력적이었다.
앞으로 그의 사진은 더욱 즐길 수 있을 것 같다.
내가 개인적으로 특히 좋아하는 그의 작품은 Behind the Gare St. Lazare, Paris (1932), Christmas in Scanno, Italy (1951), Martine’s legs, Paris (1967)이다.
① Behind the Gare St. Lazare(1932) @MOMA websiteHenri Cartier-Bresson. Behind the Gare St. Lazare. 1932. Gelatin silver print, printed 1950s. 13 7/8 × 9 1/2″ (35.2 × 24.1 cm). Gift of the artist, by exchange. 249.2005. © 2021 Henri Cartier-Bresson/Magnum Photos, courtesy Fondation Henri Cartier-Bresson, Paris. Photographywww.moma.org② Christmas in Scanno, Italy(1951)
Christmas in Scanno, Italy, 1951 © Fondation Henri Cartier-Bresson / Magnum Photos③ Martine’s legs (1967) * 영국-벨기에 출신의 사진가였던 마틴 프랭크 (Martine Photos③ Martine’s legs 아내인 ‘슬레에프랜크의 사진가.
Martine ‘ s legs , 1967 © Hen ri Cartier – Bresson — Magnum Photos
+팁: 앙리 카르티에의 브레송 작품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것은 뉴욕 모마의 앙리 카르티에의 브레송 페이지다.
이곳에서는 306개 작품을 온라인으로 볼 수 있다.
우와 너무 좋다
▼▼▼MOMA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페이지 링크 ▼▼▼ French, 1908 – 2004www.moma.org 그리고
▼▼▼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재단 링크 ▼▼▼ The Foundation – Fondation Henri Cartier-Bressonwww.henricartierbresson.org
이 책의 추천 지수
★★★★★
사진에 관심이 많고, 특히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을 좋아한다면 꼭 읽어야 할 책